올해 꼭 해보고 싶었던 낚시 중 하나가 여름 백조기 낚시였습니다.
백조기는 은빛색이 나는 조기 입니다. 보통 조기 하면 제사상에 올리는 제사조기를 생각하는데
제사조기는 노란빛이 나는 수조기 입니다. 수조기가 크기도 크고 가치가 더 높죠
서해에서는 7월 8월 여름에 주로 백조기 낚시를 나갑니다.
백조기 낚시는 어려운 낚시가 아닌 밥반찬 마련을 위한 생활낚시 중 하나로 손꼽히는데 마리수도 많이 나오고
초보자들도 하기에 전혀 어려운 낚시가 아니지만 무더위와 싸우며 낚시를 해야 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선호도가
조금 떨어지긴 합니다.
여튼 시작합니다.
배 정보
배 이름: 챌린저호
배 크기: 8톤급 18인승 배
(챌린저 호가..뭐 다 괜찮은데 화장실이 너무 작아요...)
위치는 무창포항 입니다.
오늘도 역시나 공용 주차장에 차를 대고 갑니다.
백조기의 본 시즌은 7월 8월 입니다.
사실 백조기를 8월에 가려고 계획해 두었으나, 백조기 시즌전 탐사 배가 올라와서 급하게 출발했습니다.
탐사 배는 조황은 보장이 안되지만
(물론 탐사배가 아니라도 조황이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만...)
시즌 전에 확인 차 가는 출조로 본 시즌이 시작하기전에 대상어종을 먼저 만나볼 수 있다는 점과
가격이 쌉니다!(이것이 이번 출조에 가장 큰 이유 입니다)
여기서 보통 서해 충남권 어종별 선비를 설명해 드리면
(제가 가는 기준으로)
광어: 10만원
쭈꾸미: 8~9 만원
(쭈꾸미는 대부분이 8이나 갑오징어 시즌이 되면 9인 배도 있습니다)
백조기: 8만원
문어: 10만원
우럭: 9~10만원
대충 이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선단마다 또 출조지 마다 가격이 약간 차이날 수 있으니 참고만 하시기바랍니다.
그래서 보통 백조기는 8만원인데 이번 탐사 출조는 5만원에 진행합니다.
탐사 출조 가격도 보통 예약 홈페이지에 기재가 되는 경우가 많으니 확인 하시면 됩니다.
바람도 쐬고 낚시도 하고 백조기 구경도 하려고 가는 거라 사실 이번 출조에 조황관련 큰 뜻은 없습니다.
사용 장비
로드: 아부가르시아 컬러즈 라이트지깅(Yellow)
릴: 도요 코바3 레인보우 6점대 우핸들
라인: 시마노 타나토루 8합사 1호줄
채비: 기성채비 우럭 편대 채비(소)
미끼: 갯 지렁이(선사 구입) 염장x
인터넷이나 유투브에서 대충 하는 방법을 보고 갔는데 채비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간과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백조기가 먹성이 좋은 것은 사실이나, 주둥이가 우럭만큼 큰 놈이 아니라서 우럭 편대 채비 중에서도 (소) 짜리는
많이 사용합니다.
이날도 그 정보만 보고서 '소' 채비를 사갔으나...시즌 초반이라 백조기들이 작기도 하고, 생각보다 바늘이 커서
삼키기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물론 실력이 부족한 영향도 있었겠지만 혹시나 가실 분들은 백조기 채비라고
따로 파는 것을 조심스레 추천 드립니다.
백조기 낚시는 어렵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쭈꾸미 낚시보다 쉽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백조기가 쭈꾸미처럼 얌전히 올라오지 않기 때문에 손맛도 볼 수 있고, 마리수도 할 수 있는 낚시입니다.
포인트까지는 금방 갑니다.
첫 조기를 잡고 선장님이 사진찍게 들어보라고 하셔서 한컷 찍었습니다.
선장님께 첫 백조기 낚시라고 말씀을 드렸는데, 광어 다운샷 경험이 있으면 크게 어렵지 않을 꺼라고 하시네요
이날은 백조기 보다 애럭, 서해 볼락? 이라고 하는 고기들이 훨씬 더 많이 나왔습니다.
우럭이 씨알이라도 크면 챙기겠는데 정말 애기들만 올라옵니다.
방생한 우럭이 한 25마리는 되었을 겁니다.
장어도 한두마리 올라옵니다. 같이 출조한 우형도 한마리 잡고 저도 한마리 잡았습니다.
장어를 잡으면 좋긴한데... 장어는 잡게되면 힘도 많이 쓰고 난리를 치면서 올라오기 때문에
채비를 다 망가뜨려놓는 것이 보통입니다.
왜목마을 방파제 낚시에서도 장어를 잡으면 거의 대부분 채비를 다시 해야 했던 기억이...
이날도 장어 잡고 채비를 다시 했네요
백조기는 갯지렁이를 사용하는 낚시입니다.
우럭 편대 채비는 바늘이 위에 하나 아래 하나 달려있는데 각 바늘에 갯지렁이를 끼워서
내리기만 하면 됩니다.
액션? 필요없습니다.
약간의 고푸질 정도? 입질은 금방 금방 옵니다..비록 백조기가 아닐지라도
투두둑 하는 입질이 오면 힘껏 챔질을 하면 됩니다.
백조기는 바늘을 깊게 삼키는 경우가 많아 빨리빨리 릴링해도 잘 올라옵니다.
턱이 단단한 친구들 입니다.
오히려 바늘을 깊게 삼키면 빼기가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혹시나 백조기 낚시를 가시게 되면 '포셉 가위'를 꼭 준비하시길 추천드립니다.
요렇게 생긴건데 바늘 뺄 때 아주 유용합니다. 보통 우럭이나 광어 들은 플라이어나 니퍼로 바늘을 잡아서
빼면 되지만 백조기들은 그게 쉽지 않습니다.
백조기들이 나올 때 빨리빨리 갈무리하고 던져야 하는 타이밍에 바늘 뺀다고 낑낑거리고 있으면 시간이
아깝습니다. 포셉 가위 얼마 안하니 이정도는 투자할 만 합니다.
탐사 낚시라 그런지 백조기가 어쩌다 한번씩 얼굴을 보여줍니다.
하다보니 점심 때가 되었습니다.
밥을 크게 가리는 편은 아니지만 메인메뉴 자리에 오이소박이와 미역이 있는 것이 참 마음이 아픕니다.
여기저기 배를 타다보면 점심을 비교하게 되는데 이부분 역시도 다음 출조에 고려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중간 조과 입니다.
뭐 낚시가 끝날 때도 여기서 크게 많이 추가되지 않았습니다.
아직 6월 인데도 한낮에는 햇빛이 너무 강하고 더워서 낚시하는데 힘들었습니다.
특히나 점심먹고 12시가 넘어가기 시작하면, 햇빛을 정면으로 맞으면서 낚시를 해야하기 때문에
어려운 낚시가 아닌데도 체력을 많이 요하게 됩니다.
더울 것을 예상해서 넥밴드 선풍기도 가져갔는데 가격대비 괜찮게 사용했던 것 같습니다.
사실 백조기 낚시의 꽃은 '손질' 입니다.
여름철 낚시이기 때문에 잡아서 일정 시간이 지나면 손질을 해서 소금을 뿌린 후에 아이스박스에 넣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백조기 손질은 비늘만 제거하고 염장을 하는 경우와
비늘과 내장까지 제거하고 염장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백조기를 염장 후에 집에서 통으로 구워먹기 때문에 귀찮아서 따로 내장 제거를 하지 않았지만
취향에 맞게 혹은 집에가서 하실 요리에 맞게 손질 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생선 손질은 익숙하지 않을 경우 생각보다 좀 걸립니다.
이번 탐사 낚시에서야 잡은 마리수가 얼마 안되어서 크게 무리는 없었으나
본 시즌에서는 끊임없이 낚이는 만큼 틈틈히 손질 후 정리하시는게 좀더 편하시지 않을 까 생각합니다.
오늘 잡은 조기는 집에와서 맛있게 구워먹었습니다.
아직 사이즈가 조금 아쉬웠지만 잡아서 먹는 다는게 큰 즐거움인 것 같습니다.
오늘의 총평
탐사낚시였기 때문에 조과에 대해서는 크게 아쉽지 않았습니다.
(선비가 저렴했으므로)
낚시를 하면서 새로운 어종이 개인 도감에 추가 되었다는 사실이 매우 좋았습니다.
쉬운 생활낚시라고 들었지만, 생각보다 손맛도 좋았고 재밌었습니다.
지렁이를 잘 못 만지는 사람이면.....힘든 낚시가 될 수도 있겠네요
낚시자체로는 만족스러웠으나...
챌린저 호에 대해서는 아쉬운 면들이 좀 있습니다.
제일 불만스러운 점은 화장실!
대략적으로 배의 구조가 위의 그림처럼 되어있으면, 선미 쪽에 남자소변기가 설치 되어 있습니다.
문제는 사방이 막혀있는 것이 아니라 허리 정도의 높이의 칸막이만 설치가 되어있다는 것이죠.
한마디로 중요부분만 안보이고 사방이 뚫려있는 상태라고 보시면 됩니다.
개인적으로 선미에서 낚시하는 것을 좋아해 오늘도 선미에서 낚시를 진행했는데...
바로 옆에서 볼일을 보시면서 눈이 한번씩 마주칠때면 참 민망하더라고요
만약에 이 배를 다시 타게 된다면 절대 선미는 가지 않을 생각입니다.
점심 역시 좀 부실하다고 생각합니다. 이게 선비가 저렴한 탐사낚시라서 그런건지..
아니면 그냥 원래 그런건지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이날 점심은 부실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부분들만 제외한다면 그냥저냥 평범한 배가 아니였나 생각합니다.
오늘 낚시를 마치고 나서 오는 길에 선장님의 한마디가 생각나네요
선장님 왈 : "백조기가 왜 백조기 인줄 알어? 백마리 잡아서 백조기야~ 본시즌에 와가지고 백마리 못잡으면
그거 낚시 못하면 븅신이여~"
ㅋㅋㅋㅋ 너무 진지하게 말씀하시는데 기억에 참 오래 남네요
백조기 낚시 조만간 다시 가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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